Computer Science 분야의 6개의 대학에 박사과정 지원서를 모두 제출한 지 대략 4주가 지났다. SOP를 쓰고 지원 양식들을 채우느라 정신없이 보냈던 12월 15일까지는 하루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는데, 원서를 모두 제출한 후에는 긴장이 풀렸는지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다. 그동안 여유가 없어 미뤄두었던 독서와 송년회 자리도 즐겼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연말을 보냈다.

인터뷰 요청

대부분의 인터뷰 및 합격 여부 통보가 2월부터 나오기 때문에 유학 지원에 대해 까마득히 잊고 있던 찰나에 1월 10일 University of Michigan 의 Jia Deng 교수에게서 Skype interview 요청이 왔다. 인터뷰 요청 메일은 간단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의 지원서가 현재 고려 중이고, 30분 동안 Skype chat을 하고 싶으니 2, 3일 안에 인터뷰가 가능한가?”

이틀의 준비 시간은 필요할 것 같아 1월 12일부터 인터뷰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World Clock Meeting Planer를 통해 두 Time zone을 살펴보니 Michigan과 한국은 거의 정반대의 시간이었기에 새벽 1시 ~ 오전 8시를 제외하고 교수에게 편한 시간대로 결정하라고 답변을 보냈다. 메일을 보내자 곧바로 13일 오전 10시에 인터뷰를 진행하자는 답변이 왔다.

인터뷰 준비

Skype interview는 처음이었고, 외국인과의 인터뷰도 처음이었기에 Google에서 화상 면접에 대한 다양한 팁들을 찾아보았다.

  • Skype에서 영상 통화 기능을 미리 점검한다. 특히, 소리가 잘 들리고 영상이 끊기지 않는지 확인하자. 왠만하면 WiFi보다는 Ethernet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영상에 얼굴과 어깨 아래가 나오도록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고, 주변이 지저분하지 않도록 정리한다.
  • 누가 간섭하지 못하도록 문이 잠겨있고, 방음이 잘 되는 곳을 준비한다.
  • 어색하지 않도록 간단한 인사말을 준비한다. “Thank you for taking the time to talk with me today.”과 같은 인사는 좋은 인상을 줄 것 같다.
  • 천천히 또박또박 말한다.

그리고 예상 질문들에 대해 간단하게 답변들을 적어보고 여러번 말해보면서 입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워낙 영어로 말을 잘 못해서 처음 연습을 할 때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 했지만, 3 ~ 4번 반복하다 보니 점점 표현들이 입에 붙었다. 실제 면접에서도 이 때 준비한 질문들이 대부분이었으며 큰 어려움 없이 말을 할 수 있었다.

인터뷰 후기

나의 경우 교수님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 KFAS 장학금을 받는다고 지원서에 나와있는데, 장학금은 확실히 받는건가? 네.

  • 장학금에서 얼마만큼 지원이 가능한가? 학교에서 RA/TA 받는지 여부에 따라 다른데, 저는 RA 하고 싶습니다. 요즘 RA/TA 받기 힘들다.

  • 앞으로의 진로는 무엇인가? 교수. 교수는 어디서 하고 싶은가? 미국, 한국 다 좋습니다.

  • 너의 과거 연구 프로젝트들에 대해 얘기해 봐라.

  • 2저자인 논문에서는 어떤 기여를 했는가?

  • 위의 프로젝트에서 알고리즘의 검증과 실험은 어떻게 했는가?

  • 지금 진행 중인 연구가 있는가? 현재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박사과정에서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가? 객체 인식, 세그멘테이션, 이미지 검색.

  • 박사과정에서 수행할 구체적인 연구 아이디어는 있는가? 대략적인 방향만 제시함. 그런 방향 보다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있어야 연구를 할 수 있다.

  • Deep learning에 대해 관심이나 경험이 있는가? RGB-D를 이용한 객체 인식에 CAFFE를 활용한 논문들을 읽었고, 결과를 재현해 본 경험이 있다.

  • ICPC를 나갔던데 코드 중심의 연구를 하고 싶은가? 아니면 이론 중심 연구에 관심이 있는가? 나는 첫 2년 정도는 코드 중심의 연구를 해서 미래에 할 더 큰 이론 연구의 기본을 쌓고 싶다.

  • 질문이 있는가?

    • 지금까지의 연구 말고 새롭게 시작하는 연구가 있는지? 좋은 질문이다. 지금은 Action recognition, Inverse rendering 을 연구해 보려고 한다.
    • 올해에는 몇 명을 뽑을 예정인가? 1명 이상
    • 앞으로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가? 2월에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대부분 전형적인 인터뷰 질문이며 SOP에 서술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을 하였고, 내가 짧게 대답하면 계속 궁금한 부분을 물어봐주어 부드럽게 인터뷰가 진행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질문은 짧게 사실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넘어갔지만, 나의 과거 연구 내용에 대해서는 계속 질문하면서 어떤 연구를 했는지 이해해보려 하는 것 같았다. 또한, 앞으로의 연구 계획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표하며 어떤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교수님의 질문에 답변하는데 2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끝나니 대략 10분이 금방 지나갔다. 중간 중간 영어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한 점은 아쉽지만 걱정했던 것 보다 수월하게 대화한 것 같다. 인터뷰 결과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한 고비를 넘긴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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